레지오넬라증의 모든 것(신고, 원인, 치료, 검사, 예방, 합병증)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속(屬, genus) 세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레지오넬라 폐렴(Legionnaire's disease, 재향군인병, 레지오넬라병)과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되는 급성 열성 질환인 폰티악 열(pontiac fever) 등 두 가지 질병을 합쳐서 일컫는 말입니다.

 

원인 및 감염경로

레지오넬라증의 원인균인 레지오넬라의 자연계 서식지는 호수, 강, 온천수 같은 담수이며, 일부는 토양이나 판매되는 화분 흙에서도 발견됩니다. 자연계 서식지와 달리 냉난방 시스템, 냉각탑, 온수 시스템, 월풀, 식료품점의 야채 신선도 유지를 위한 연무기 등 인공적인 물 시설에서는 레지오넬라의 농도가 높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레지오넬라는 섭씨 20-45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따뜻한 재순환수로 채워진 저수탱크는 레지오넬라가 증식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오염된 인공 물 시설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을 들이마시거나(inhalation, 흡입), 흡인(aspiration)할 경우에 레지오넬라 감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 사이의 전파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역학 및 통계

레지오넬라에 의한 폐렴의 70%는 (의료기관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합니다. 레지오넬라는 지역사회 폐렴의 원인균 중 세 번째에서 네 번째로 흔한 원인균으로 지역사회 폐렴의 2~9%를 차지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레지오넬라증 신고 건수는 2015년 이후 2019년까지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레지오넬라증으로 신고된 501건 중 확진 환자는 258명입니다. 신고 건수의 증가한 데는 진단방법의 영향도 있으므로 반드시 레지오넬라 폐렴이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1990년대에 비해 2000년대 이후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의료기관 내 유행도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는데 대부분 원내 급수 시스템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원내 급수 시스템에 균이 집락을 이룬 경우 레지오넬라 폐렴이 원내 폐렴의 10~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치료하지 않은 지역사회획득 레지오넬라 폐렴의 사망률은 16~30%로 높습니다. 진단방법의 발전과 적절한 항생제를 제때 사용함으로써 지역사회 획득 레지오넬라 폐렴의 사망률은 10% 미만으로 낮아졌습니다. 원내감염, 면역저하자에서 발생한 폐렴, 초기 폐렴이 중한 경우, 적절한 항생제의 투여가 늦어진 경우에는 사망률이 높습니다.

 

증상

1. 폰티악 열(pontiac fever)

폰티악 열은 24~48시간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권태감, 근육통으로 시작됨, 발열, 오한, 마른기침, 콧물, 인두통, 설사, 오심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가 특별한 치료 없이 2~5일 내에 회복됩니다.

2. 레지오넬라 폐렴(레지오넬라병, 재향군인병)

2~10일의 잠복기를 거쳐 권태, 두통, 근육통, 허약감 등이 갑자기 발생,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고열과 간헐적인 오한, 마른 기침, 엷은 가래 또는 소량의 농성 가래, 흉막성 흉통, 호흡곤란, 위장관증상(설사), 의식장애와 같은 폐렴 증상이 시작됩니다.

 

 

진단 및 검사

폰티악 열의 가슴 X선 소견은 정상이며, 레지오넬라 폐렴의 가슴 X선 소견은 다른 원인의 폐렴과 감별이 어렵습니다 레지오넬라 폐렴의 경우 다른 폐렴과 구분되는 특징적인 임상소견이 없고,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에는 사망률이 높으므로 진단을 위해 특수 검사가 필요합니다. 호흡기 검체나 혈액 검체의 균배양에서 레지오넬라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진단법입니다. 소변 검체로 레지오넬라 항원을 검출하는 방법은 신속진단키트를 사용하므로 빠르고 간단하지만, 여러 혈청군 중 한 가지만 검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혈액 검체에서 레지오넬라 항체(IgM, IgG)를 검출하는 방법은 가래가 없는 환자에서도 쉽게 검사할 수 있으나, 확진하려면 증상 발생 후 4-12주의 회복기 항체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급성기 항체가 높은 수치로 확인되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하고 진단에 참고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호흡기 검체에서 레지오넬라 항원이나 유전자를 검출하는 검사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진료 시 레지오넬라를 진단할 때는 호흡기 검체의 배양과 소변 검체의 항원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예방 및 예방접종, 치료, 합병증

현재까지 레지오넬라증에 대한 예방접종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레지오넬라증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의 예방수칙보다 냉각탑 등의 환경관리가 중요합니다. 레지오넬라의 근원은 급수공급 시스템이므로 고위험시설의 급수시스템을 감시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환자 발생을 예방합니다. 각 시, 군, 구는 다수 인구 이용 시설, 면역저하자 이용 시설, 레지오넬라가 검출되었거나 환자의 감염경로로 추정된 시설에 대해 수계환경 검사를 통해 감염원을 감시합니다. 의료기관에서는 통상적인 원내 급수시스템에서 레지오넬라 배양을 하여, 물 배출구에서 레지오넬라가 발견되는 비율에 따라 레지오넬라증 발생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격리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감염원이 확인되는 경우 추가 환자를 찾기 위해 공동 노출자를 추적 관리합니다. 레지오넬라 폐렴의 치료에는 항생제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레지오넬라는 세포 내 병원체이므로, 세포 내 농도가 잘 유지되는 항생제를 투여해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항생제로 마크로라이드(macrolide), 퀴놀론(quinoline),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리팜핀(rifampin) 등이 있습니다. 항생제 치료 기간은 일반적으로 10~14일이지만, 폐렴의 범위와 환자의 면역상태, 합병증이 동반되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폰티악 열은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만 하며, 항생제 치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레지오넬라 폐렴에서 - 폐고름집(폐농양), 가슴고름집(농흉), 호흡부전, 저혈압/쇼크, 횡문근 융해증, 파종성 혈관내 응고(disseminated intravascular coagulation), 신부전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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